김은성님! 고맙습니다. 창작의 산고는 외롭고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님의 희생과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드리며 고통의 순간을 이겨낸 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고 축하합니다.

그 동안 우리가 하회탈과 탈춤을 주목하고 관심을 가진데에는 국보 하회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얼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예술적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탈춤이 지닌 풍자와 해학, 사회적인 모순을 비판하는 비판정신이 살아 있음과 사회구성원의 부대낌에서 오는 갈등을 오랜 세월동안 축적되어온 문화라는 노하우를 통해 조화롭게 극복함으로써 지연과 혈연 공동체를 하나로 결속하여 삶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끈끈한 민족성을 가장 도드라지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통사회속에서 하회별신굿에는 800년이란 세월을 함께 한 마을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고, 그 때 그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조금씩 조금씩 시대상황에 어울리는 마을 사람들의 생각과 그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고 필요한 삶의 무게를  담아오면서 하회라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켜올 수 있었습니다. 이 건강성에는 <변화>라고 하는 마을 사람들의 진취적인 생각이 별신굿에 표현될수 있는 포용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곧 창작입니다. 별신굿이란 마을굿이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면 그 전승력은 힘을 잃고 단절되어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의 소중한 문화인 하회별신굿은 급변하는 사회속에서도 꿋꿋하게 그 자리에 그렇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회마을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보듬고... 그 전승현장까지도 가장 완벽하리만치 지켜지고 있다는 점들이 오늘에와서 하회탈과 탈춤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사회속에서 별신굿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 버렸고, 탈춤이 지니고 있는 비판정신과 조화와 화합의 역동성도 담지 못하고 잇으며, 더 나아가 시대의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들은 내내 탈춤을 전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쉬웠던 점들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전수하고 보존하는 궁극적인 목적과 가치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거창한 수식을 떠나서라도 지금 이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반영하는 이 시대의 문화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한 시대의 단절된 문화를 우리의 전통이라 왜곡하지 않고 시대의 모순을 아픔을 탈잡아 드러냄으로써 탈난 세상을 바로잡아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문화창조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야할 삶속에 그 삶의 질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창작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전통사회속에서 탈과 탈춤이 지닌 비판정신과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도 어느 한 시대의 정지된 탈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창작탈춤을 출 수 있어야 탈춤정신도 살아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김은성님께서 하신 창작작업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탈과 탈춤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열정이 우리의 문화를 올곧게 지켜가는 지킴이로써 자리할 것입니다. 고된 산고를 겪은 대본을 올려주신다니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면서...

대본은 <게시판 : 알립니다> 코너에 첨부문서로 올려주시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저의 메일로도 부탁드립니다.(손상락, bunes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