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우승 > 자유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HOME 보존회  뜻하지 않은 우승 > 자유 게시판

뜻하지 않은 우승 > 자유 게시판

자유 게시판 목록

게시판 글쓰기
제목 뜻하지 않은 우승
이 름 후살라만
등록일 22-02-26 14:48 조회수 6,290
첨부파일

본문

뜻하지 않은 우승 ; 022 창녕투어 전국도로사이클대회

2022년 2월 11일, 저는 경남 창녕에서 열린 「2022 창녕투어 전국도로사이클대회」 마지막 경기, 크리테리움 출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크리테리움이란 일반 도로에 순환 코스를 만들고, 그 코스를 마치 트랙경기처럼 여러 바퀴 도는 경기로 스프린트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주로 우승을 놓고 다툽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은 스프린터를 위한 작전을 준비합니다. 제가 속해있는 삼양사 역시 우리 팀의 스프린터 이은희 선수를 위한 작전을 준비했습니다. 출발 직전, 이은희 선수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은희야~ 언니 뒤에 잘 붙어있어!

언니가 어떻게든 골인 지점 앞까지

너 데려다 줄께!”

당황스러웠습니다. 앞으로 나오지 않는 스프린터, 반대로 점점 앞으로 다가오는 결승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계속 가? 말아? 어떡하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순간 제 주위의 모든 것들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붙을 대로 붙어버린 자전거의 가속은 저를 결승선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창녕투어 3관왕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잠시 뒤,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은희 선수가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저를 얼싸 안고 좋아합니다.

“ 언니~ 우리가 1등, 2등이에요 !”

그 순간, 어쩌면 이은희 선수가 저를 위해 뒤에서 다른 선수들을 막아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승선 앞에서 뒤에 있는 선수가 나오지 못하는 걸 확인하고 들어오던 이은희 선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또 이렇게 받기만 하는구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굿빌더
상단으로 이동